년 3월 AI 및 로봇 연구 동향
1. 서론: 기술 변곡점의 서막, 2019년 3월
2019년 초 AI 및 로봇 기술 생태계는 폭발적인 성능 고도화와 함께 기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깊은 성찰이 교차하는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었다. 알고리즘의 성능 지표를 끌어올리는 경쟁이 지속되는 한편, 이 기술이 인간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이 제기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1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2019년 3월은 AI 및 로봇 기술의 미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대한 사건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한 달로 기록된다. 이 시기에는 국가 단위의 거시적 전략 수립(Top-down)과 학계 주도의 근본적 패러다임 혁신(Bottom-up)이 동시에 나타나는 특이점을 보였다. 대한민국, 일본, 미국 등 주요국들은 자국의 산업 및 사회 구조에 최적화된 AI 및 로봇 산업 육성책과 연구개발(R&D) 전략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며 기술 패권 경쟁의 서막을 열었다.3
특히 이 시기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인간 중심(Human-Centered)’ 패러다임의 부상이었다. 이는 기술 개발의 목표가 단순히 기술적 성능의 극대화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고 사회적 수용성과 윤리적 합의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일본 정부가 기술 전략에 앞서 ’인간 중심의 AI 사회 원칙’을 먼저 확립한 것이나 4, 스탠포드 대학이 인문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아우르는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를 출범시킨 것은 이러한 시대적 전환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6 본 보고서는 2019년 3월 한 달 동안 발표된 주요 국가들의 정책, 세계 유수 대학 및 연구소의 선도적 연구, 그리고 주요 학술 대회의 핵심 동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당시 기술 생태계의 복합적인 지형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미래 기술 발전의 향방을 가늠하고자 한다.
2. 국가 전략의 본격화 - AI 및 로봇 산업 정책 동향
2019년 3월은 주요국들이 AI와 로봇 기술을 미래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구체적인 정책 청사진을 제시한 중요한 시기였다. 대한민국, 일본, 미국이 발표한 국가 전략은 표면적으로는 AI 및 로봇 산업 육성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지향했지만, 그 기저에 깔린 핵심 목표와 접근 방식에서는 각국의 산업 구조, 사회적 가치, 그리고 글로벌 리더십 확보 전략에 따른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한국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사회 문제 해결이라는 실용적 목표에 집중한 반면, 일본은 ’인간 중심’이라는 사회 철학적 비전을 먼저 제시하며 기술과 사회의 조화를 모색했다. 한편 미국은 연방 정부 주도의 R&D 투자를 통해 민간 부문의 혁신을 뒷받침하고 기술 패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전략적 차이는 각국이 당면한 경제적, 사회적 과제와 기술 생태계의 특성이 반영된 필연적 결과이며, 향후 AI 규제, 인재 양성, 국제 표준 경쟁에서 각기 다른 행동 양식으로 나타날 것임을 예고했다.
2.1 대한민국: ’로봇산업 글로벌 4대 강국’을 향한 실용적 청사진
2019년 3월 22일, 대한민국 정부는 대구 현대로보틱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를 개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로봇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했다.3 이는 2023년까지 국내 로봇 시장 규모를 15조 원으로 확대하고, 로봇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4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담고 있었다.3 이 발전방안은 당면한 산업 및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접근을 특징으로 하며, 3대 핵심 정책 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첫째, 3대 제조업 중심의 제조로봇 확대 보급이다. 당시 한국은 제조업 종사자 1만 명당 로봇 활용 대수를 의미하는 로봇 밀도에서 710대로 세계 평균(85대)을 크게 웃도는 1위 국가였으나, 그 활용이 전자전기 및 자동차 산업에 과도하게 편중되어 있었다.3 정부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고 전통 제조업의 혁신을 꾀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로봇 활용이 저조했던 뿌리, 섬유, 식음료 산업을 3대 집중 지원 분야로 선정했다. 이들 산업은 근로 환경이 열악하고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여 제조 혁신이 시급한 분야로, 정부는 2023년까지 총 7,560대의 제조로봇을 보급하여 로봇과 스마트공장을 접목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자 했다.3
둘째, 4대 서비스로봇 분야 집중 육성이다. 정부는 고령화와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돌봄, 의료, 물류, 웨어러블을 4대 유망 서비스로봇 분야로 지정하고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3 특히 주목할 부분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로봇 보급 계획이다. 고령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안정적인 생활 환경을 제공하고 돌봄 인력의 노동 및 심리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2023년까지 총 1만 대의 서비스로봇을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3 이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로봇활용 사회적 약자 편익지원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계된다.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와 로봇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수요자 맞춤형 로봇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총사업비의 50% 이내를 지원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9
셋째, 로봇산업 생태계 강화이다. 단기적인 보급 사업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산업 성장을 위해 생태계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되었다. 이를 위해 로봇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 20개를 발굴하여 ’스타기업’으로 육성하고, 기술 개발 및 사업화 촉진에 기여한 유공자를 포상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등 인적, 물적 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3 이러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목표 설정은 한국 정부가 로봇 기술을 미래 성장 동력이자 당면한 사회 문제 해결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2.2 일본: ’인간 중심 AI 사회’라는 철학적 기반 위에 세운 기술 전략
초고령 사회에 먼저 진입하며 기술과 인간의 공존 문제를 깊이 고민해 온 일본은 2019년 3월 29일, 총리 관저에서 열린 통합혁신전략추진회의를 통해 ’인간 중심의 AI 사회 원칙’과 이를 구체화하는 ’AI 전략 2019’를 동시에 확정했다.4 이는 2017년에 발표된 ’인공지능기술전략’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종합 계획으로, 기술 개발 전략에 앞서 사회가 지향해야 할 철학적 가치와 원칙을 먼저 제시했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기술을 사회적 가치 체계 안에 성공적으로 통합하려는 일본의 선제적이고 심도 깊은 접근을 보여준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인간 중심의 AI 사회 원칙’**이다. 이 원칙은 일본이 추구하는 AI 사회의 3대 이념으로 인간 존엄성(Human Dignity) 존중, 다양성(Diversity) 존중,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확보를 제시했다.4 이는 AI가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특정 집단을 소외시키지 않고, 모든 사람이 AI의 혜택을 누리며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 3대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AI의 적절한 이용, 프라이버시 보호, 보안 확보, 공정한 경쟁 환경, 인간의 AI 활용 능력(AI 리터러시) 교육 등 7가지 구체적인 사회 원칙이 함께 제시되었다.4
이러한 철학적 기반 위에서 수립된 **‘AI 전략 2019’**는 AI 사회의 실현과 글로벌 AI 리더십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고 있다. 전략은 AI 인력 육성을 위한 교육 개혁,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체제 정비, AI를 통한 산업 및 사회 혁신, 데이터 기반 정비, 그리고 국제 협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의 세부 목표와 추진 과제를 포함한다.4 특히 일본의 AI 전략에서 흥미로운 점은 AI 기술에 대해 특정한 기술적 정의를 내리지 않고, 그 사회적, 산업적 영향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전략 보고서는 “무엇을 AI라고 판단하는지에 관해 일정한 공감대는 있으나, 그것을 엄밀하게 정의 내리는 것은 현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명시하며, 지엽적인 기술 정의에서 벗어나 AI가 영향을 미칠 시스템 전체와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는 종합적인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4 이는 AI를 특정 기술이 아닌, 사회 전체를 혁신하는 포괄적인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다.
2.3 미국: 연방 정부 주도의 AI R&D 리더십 강화
민간 부문, 특히 빅테크 기업들이 AI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미국에서는 연방 정부의 역할이 민간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기초 및 첨단 연구개발(R&D)을 촉진하고 국가적 리더십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었다. 이러한 기조는 2019년 2월 11일 발표된 ‘미국 AI 이니셔티브(American AI Initiative)’ 행정명령에 따라 업데이트되어 3월에 공개된 **‘국가 AI R&D 전략 계획: 2019 업데이트(National AI R&D Strategic Plan: 2019 Update)’**에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5 이 계획은 모든 연방 기관이 연간 예산 및 계획 수립 과정에서 AI R&D를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도록 지시하며, 연방 정부의 투자가 AI 분야의 최첨단 연구를 지속적으로 선도해야 함을 강조했다.
2019년 업데이트된 계획은 2016년에 수립된 기존 7개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AI 기술 생태계의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전략을 추가했다. 기존 전략들은 장기적 AI 연구 투자, 효과적인 인간-AI 협업 방법 개발, AI의 윤리적·법적·사회적 함의 이해, AI 시스템의 안전 및 보안 보장, AI 학습 및 훈련을 위한 공공 데이터셋 및 환경 개발, 표준 및 벤치마크를 통한 AI 기술 평가, 국가 AI R&D 인력 요구 이해 등을 포함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8번째 전략으로 **‘연방 정부와 학계, 산업계, 비영리 단체, 그리고 국제 동맹국 간의 효과적인 파트너십 확대’**가 새롭게 추가된 점이다.5 이는 AI 기술의 발전이 더 이상 정부나 특정 기관 단독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다양한 주체 간의 개방적인 협력 생태계 구축이 기술 혁신과 그 성과의 신속한 사회적 확산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미국 정부의 인식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 전략은 민간의 막대한 투자와 중복되지 않으면서도, 의료 개선, 교통 안전, 맞춤형 교육, 과학적 발견 등 AI가 가져올 막대한 사회적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방 정부의 역할을 재정의한 것이다.5 결국 미국의 전략은 민간의 활력을 최대한 활용하되, 정부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R&D 투자와 파트너십 촉진을 통해 국가 경제 성장과 안보를 담보하는 기술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요약될 수 있다.
2.4 [표] 2019년 3월 주요 3개국 AI·로봇 정책 비교 분석
2019년 3월에 발표된 대한민국, 일본, 미국의 AI 및 로봇 관련 국가 정책은 각국의 상이한 전략적 우선순위를 명확히 보여준다. 아래 표는 각 정책의 핵심 목표, 기저 철학, 중점 분야 등을 비교 분석하여 이러한 차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이다.
| 구분 | 대한민국 | 일본 | 미국 |
|---|---|---|---|
| 정책명 | 로봇산업 발전방안 | 인간 중심의 AI 사회 원칙 & AI 전략 2019 | National AI R&D Strategic Plan: 2019 Update |
| 핵심 목표 | 로봇산업 글로벌 4대 강국 도약 | 인간 중심 AI 사회 실현 및 글로벌 리더십 확보 | AI 분야의 세계적 리더십 유지 |
| 기저 철학/전략 | 실용주의적 산업 경쟁력 강화 | 사회적 가치 우선의 철학적 프레임워크 | 연방 정부 주도의 R&D 투자 및 파트너십 |
| 중점 분야 | 3대 제조업(뿌리 등), 4대 서비스로봇(돌봄 등) | 교육, 연구개발, 데이터 기반, 산업/사회 혁신 전반 | 기초 및 응용 AI R&D |
| 추진 주체 | 산업통상자원부 중심 | 통합혁신전략추진회의 (총리실 주도) | 연방 정부 기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조정) |
| 핵심 키워드 | #제조혁신 #사회적약자지원 | #인간존엄성 #지속가능성 | #R&D투자 #파트너십 #국가안보 |
3. 학문적 지평의 확장 - 주요 대학 및 연구소 동향
국가 단위의 거시적 정책이 미래 기술의 방향을 제시하는 동안, 실제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근본적인 혁신은 대학과 연구소의 실험실에서 이루어졌다. 2019년 3월, MIT, 카네기 멜런 대학(CMU), 스탠포드 대학 등 세계 유수의 연구 기관들은 ’지능’의 본질과 구현 방식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에 도전하는 선도적인 연구 성과와 비전을 발표했다. 기존의 로봇 공학이 복잡한 하드웨어와 중앙 집중식 제어 장치를 통해 단일 개체의 지능을 구현하려 했다면, 이 시기의 연구들은 지능을 시스템 전체의 ’창발적 속성(emergent property)’으로, 혹은 환경 및 다른 행위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동적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재해석하기 시작했다. MIT의 ’파티클 로봇’은 중앙 제어 없이 단순한 개체들의 상호작용만으로 집단 지능을 구현했고, CMU는 불확실한 물리적 환경 및 복잡한 사회적 맥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현되는 지능을 탐구했다. 스탠포드 대학의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 출범은 이러한 ‘상호작용으로서의 지능’ 개념을 학문 전체로 확장하여, 기술과 인문·사회과학의 융합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인간 중심 지능을 구현하려는 시도였다. 이러한 흐름은 AI와 로봇 연구의 중심이 ’더 똑똑한 단일 개체’를 만드는 것에서 ’더 강인하고, 적응력 있으며, 사회적으로 조화로운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향후 분산 AI, 군집 로봇, 그리고 AI 윤리 및 거버넌스 연구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3.1 MIT의 혁신: ’파티클 로봇’의 등장과 패러다임 전환
2019년 3월 20일, MIT 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CSAIL)가 컬럼비아대, 코넬대, 하버드대와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가 세계적인 학술지 Nature에 게재되면서 로봇 공학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11 ’파티클 로보틱스(Particle Robotics)’라고 명명된 이 혁신적인 개념은 기존 로봇의 설계 철학을 근본부터 뒤흔드는 것이었다. 전통적인 로봇이 복잡한 부품들로 구성된 단일체로서 중앙 제어 시스템에 의해 작동하고, 일부 부품의 고장이 전체 시스템의 마비로 이어지는 ‘단일 고장점(single point of failure)’ 문제를 안고 있었던 반면, 파티클 로봇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11
파티클 로봇의 핵심 개념은 탈중앙화된 집단 지능에 있다. 이 시스템은 수십 개에서 수만 개에 이르는 단순한 원반형 ’파티클(particle)’들로 구성된다.11 각 파티클은 지름 약 6인치(약 15cm) 크기로, 독립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다. 대신, 제자리에서 단지 약간 팽창하고 수축하는 단순한 부피 진동만을 수행할 수 있다.11 이 파티클들은 둘레에 있는 자석을 통해 서로 느슨하게 연결될 뿐, 중앙 제어 장치나 직접적인 통신 수단 없이 작동한다. 각 파티클은 개별적인 주소나 고유한 정체성을 갖지 않으며, 이 점이 기존의 모듈형 로봇이나 군집 로봇과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특징이다.12
이 시스템의 작동 원리는 국소적 상호작용을 통한 전역적 이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각 파티클은 내장된 광 센서를 통해 외부 광원(예: 전구)의 강도를 감지한다.11 그리고 자신이 감지한 빛의 강도 수준을 주변의 모든 파티클에게 지속적으로 방송한다. 예를 들어, 빛의 강도를 1에서 10까지의 레벨로 측정한다면, 광원에 가장 가까운 파티클은 레벨 10을, 가장 먼 파티클은 레벨 1을 등록하게 된다.11 각 파티클에 내장된 알고리즘은 이 감지된 빛의 강도 수준에 따라 자신이 팽창-수축 사이클을 시작해야 할 정확한 타이밍을 계산한다. 빛에 더 가까워 강한 빛을 감지하는 파티클이 먼저 팽창을 시작하고, 이 움직임이 이웃한 파티클로 전달되면서 전체 클러스터에 기계적인 **‘팽창-수축 파동(expansion-contraction wave)’**이 발생한다.11 이 파동은 마치 애벌레가 움직이듯 클러스터 전체를 밀고 당기는 조직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며, 결과적으로 시스템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광원을 향해 이동하게 된다. 이 정교한 협응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은 모든 파티클이 공유하는 **동기화된 시계(synchronized clock)**이다.11
파티클 로봇의 가장 큰 기술적 의의는 **강인성(Robustness)과 확장성(Scalability)**에 있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대 10만 개의 파티클로 구성된 시스템을 구현했으며, 이 중 20%의 파티클이 고장 나더라도 전체 시스템은 원래 속도의 절반가량을 유지하며 계속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11 이는 단일 고장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다. 또한, 시스템에 파티클을 추가하거나 제거해도 전체 작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확장성이 매우 뛰어나다.14 이러한 특성은 스스로 손상된 부분을 복구하는 자가 치유(self-healing) 시스템이나, 예측 불가능한 환경을 탐사하는 대규모 로봇 군집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준다.15 이 연구는 지능이 복잡한 단일 개체에 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구성 요소들의 국소적 상호작용으로부터 창발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로봇 공학의 미래에 깊은 영감을 주었다.
3.2 카네기 멜런 대학(CMU): 험지 극복과 인간 상호작용을 위한 로봇 지능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공학 연구 기관인 카네기 멜런 대학 로보틱스 연구소(CMU Robotics Institute, RI)는 2019년 3월, 로봇이 이상적인 실험실 환경을 벗어나 예측 불가능한 실제 환경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데 중점을 둔 주목할 만한 연구들을 발표했다. 이들의 연구는 로봇 지능이 단순히 계산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물리적 환경 및 사회적 대상과의 능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발현되고 고도화된다는 관점을 공유한다.
기계공학과의 Aaron Johnson 교수는 2019년 3월 20일, 미 육군 연구소(Army Research Office)로부터 ’신진 연구자상(Young Investigator Award)’을 수상하며, 험지 등반 로봇 연구를 본격화했다.16 그의 연구는 로봇이 평탄한 지형을 넘어 바위가 많고 경사진 언덕과 같은 극도로 도전적인 지형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Johnson 교수는 이러한 환경에서 가장 큰 난관이 경사 자체가 아니라, 모든 발걸음이 달라지는 지형의 **불확실성(uncertainty)**과 바위와의 접촉 시 발생하는
마찰력 및 접촉면 형태의 예측 불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16 최첨단 카메라와 센서로도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로봇이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위험이 상존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Johnson 교수는 두 가지 핵심 접근법을 제시했다. 첫째는 이러한 접촉 조건의 불확실성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는 것이고, 둘째는 실수를 하더라도 넘어지지 않고 임무를 지속할 수 있는 **‘강인한 행동(robust behavior)’**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로봇의 피드백 제어 시스템 개발과 불확실성 모델링을 결합하여, 변화하는 조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지능형 로봇을 구현하고자 했다.16
한편,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분야에서는 Samantha Reig 연구원 등이 2019년 3월 대구에서 열린 HRI ’19 Pioneers Workshop에서 **“Leveraging robot embodiment to facilitate trust and smoothness”**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17 이 연구는 로봇의 **물리적 형태(embodiment)**가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에서 신뢰와 편안함을 형성하고 사회적 규범을 준수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탐구했다. 특히 이 연구는 하나의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이 여러 다른 형태의 로봇으로 옮겨 다니며 구현되는 **‘재구현(re-embodiment)’**이라는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을 실험적으로 탐구했다.17 예를 들어, 같은 AI 비서가 스마트 스피커, 로봇 청소기, 휴머노이드 로봇 등 각기 다른 물리적 형태로 존재할 때,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를 병행하여 수행된 이 연구는, 다양한 유형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따라 로봇이 어떤 물리적 형태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설계 지침과 통찰을 제공했다. 이는 로봇 지능이 추상적인 알고리즘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능을 담는 ’그릇’인 물리적 형태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3.3 스탠포드 대학: ’인간 중심 AI 연구’의 구심점, HAI 출범
2019년 3월 18일, 스탠포드 대학은 AI 기술의 미래를 재정의할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 바로 **‘인간 중심 AI 연구소(Stanford Institute for Human-Centered 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HAI)’**의 공식 출범이다.6 HAI의 출범은 AI 기술 개발의 패러다임이 순수한 기술적 성능 향상을 넘어,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스탠포드 대학의 응답이었다. 연구소의 공동 소장으로는 스탠포드대 전 총장이자 철학 교수인 존 에치멘디(John Etchemendy)와 스탠포드 AI 랩(SAIL) 전 디렉터이자 컴퓨터 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페이페이 리(Fei-Fei Li)가 임명되었다.6
HAI의 설립 목표와 비전은 그 명칭에 명확히 드러나 있다. 연구소의 핵심 사명은 **“AI 연구, 교육, 정책, 실무를 발전시켜 인류의 상태(human condition)를 개선하는 것”**이다.6 이는 세 가지 근본적인 신념에 기반한다. 첫째, AI 기술은 인간 지능의 작동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야 한다. 둘째, AI의 개발은 그것이 인간에게 미칠 영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AI의 응용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증강하는 방향이어야 한다.7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HAI는 컴퓨터 공학이라는 단일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인문학, 사회과학, 의학, 법학, 경영학, 예술 등 스탠포드 대학 내 7개 단과대학을 모두 아우르는
학제간 연구 허브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최소 20명의 신규 교수진을 채용하고, 난민 재정착 지원, 병원 중환자실 의료 서비스 개선, 자율주행차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연구 등 이미 55개 이상의 학제간 연구팀을 지원하기 시작했다.6
HAI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창립 심포지엄은 연구소의 비전과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 행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Gavin Newsom), 구글 AI 총괄 제프 딘(Jeff Dean),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등 기술, 정책, 학계, 산업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리더들이 연사로 총출동했다.6 이들의 참여는 HAI가 단순히 학문적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전 지구적 AI 담론을 주도하고 산업계, 정부,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 페이페이 리 소장이 “AI 시대는 인류의 더 나은 미래라는 공동의 꿈을 실현하도록 도울 수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도전과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언급했듯이, HAI는 AI가 가져올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지혜를 모아 해답을 찾아가는 구심점 역할을 자임하며 그 첫발을 내디뎠다.6
4. 기술 담론의 최전선 - 주요 학회 및 arXiv 동향
국가 정책이 방향을 설정하고 선도 대학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동안, 전 세계 연구자 커뮤니티에서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2019년 3월에 개최된 주요 학술대회와 온라인 논문 저장소 arXiv에 발표된 연구들은 당시 학계의 가장 뜨거운 연구 주제와 기술적 흐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시기 기술 담론의 핵심은 **‘설명가능성(Explainability)’**과 **‘강인성(Robustness)’**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수렴했다. AI 시스템의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그 내부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예측 불가능한 현실 세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ACM IUI 2019 학회에서는 AI의 결정을 인간이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설명가능 AI(XAI)’가 핵심 주제로 다루어졌고, arXiv에 발표된 강화학습 및 로봇공학 논문들은 안전 제약이 있는 현실 세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강인성’과 ‘안전성’ 확보에 집중했다. 이는 ’인간 중심 AI’라는 상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두 개의 핵심 기술적 기둥, 즉 인간과의 신뢰 기반 협력을 위한 ’설명가능성’과 예측 불가능한 현실 세계에서의 안정적 작동을 보장하는 ’강인성’이 학계의 주류 연구 주제로 확고히 자리 잡는 중요한 시점이었음을 보여준다.
4.1 ACM IUI 2019: 설명가능 AI(XAI)와 추천 시스템의 진화
2019년 3월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제24회 ACM 지능형 사용자 인터페이스 국제 학회(ACM IUI 2019)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과 인공지능(AI) 커뮤니티가 만나는 대표적인 학술의 장으로서, 이 해에는 특히 **설명가능 AI(Explainable AI, XAI)**가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18 AI 모델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결정에 사용되면서, 그 결정 과정을 인간이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학회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XAI에 대한 높은 관심이 드러났다. 정규 세션에 ‘Explainable AI I’, ’Explainable AI II’라는 이름의 두 개의 독립된 세션이 편성되었고, ‘Explanations in Recommender Systems’ 세션이 별도로 마련되었다. 또한, ’Explainable Smart Systems(W3ExSS)’와 ’Intelligent User Interfaces for Algorithmic Transparency in Emerging Technologies(W9IUI-ATEC)’라는 두 개의 워크숍이 개최되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20 이러한 구성은 XAI가 더 이상 일부 연구자들의 관심사가 아니라, IUI 커뮤니티의 주류 연구 주제로 자리 잡았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들이 다수 발표되었다. **우수 논문상(Outstanding Paper Award)을 수상한 “Explaining Models: An Empirical Study of How Explanations Impact Fairness Judgment”**는 AI 모델이 제공하는 설명이 사용자의 ‘공정성’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했다.20 이는 XAI가 단순히 모델의 투명성을 높이는 기술적 문제를 넘어, AI의 사회적 수용성과 윤리적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임을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추천 시스템 분야에서도 설명의 역할이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또 다른 **우수 논문상 수상작인 “The Effect of Explanations and Algorithmic Accuracy on Visual Recommender Systems of Artistic Images”**는 예술 이미지와 같이 사용자의 취향이 주관적인 영역에서, 추천 시스템이 제공하는 설명과 알고리즘의 정확도가 사용자 경험에 어떤 복합적인 효과를 미치는지 분석했다.20 또한 “To Explain or not to Explain” 논문은 사용자의 개인적 특성(예: 전문성, 인지 욕구)에 따라 설명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화된 설명이 필요하다는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했다.20
이러한 학문적 논의는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데이브 거닝(Dave Gunning) 프로그램 매니저의 기조연설을 통해 더욱 증폭되었다. 그는 DARPA가 주도하는 **‘설명가능 인공지능(XAI) 프로그램’**의 목표와 성과를 공유하며, XAI가 학술적 탐구를 넘어 국가 안보와 첨단 기술 개발의 핵심 과제임을 역설했다.18 이처럼 ACM IUI 2019는 XAI의 기술적 방법론,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사회적 함의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를 통해 AI가 인간과 성공적으로 상호작용하기 위한 핵심 전제조건으로서 ’설명가능성’의 중요성을 확고히 한 장이었다.
4.2 arXiv를 통해 본 2019년 3월의 연구 흐름
전 세계 연구자들이 가장 최신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온라인 논문 저장소 arXiv는 2019년 3월 당시 학계의 가장 역동적인 연구 흐름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창구였다. 특히 컴퓨터 과학(cs) 분야의 인공지능(cs.AI) 및 로보틱스(cs.RO) 카테고리에 등록된 논문들은 시뮬레이션 환경의 한계를 넘어, 불확실하고 제약이 많은 현실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강한 경향을 보였다.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분야에서는 ’안전성’과 ’효율성’이 핵심 화두였다. 3월 3일 등록된 “Budgeted Reinforcement Learning in Continuous State Space” (arXiv:1903.01004) 논문은 이러한 흐름을 대표한다. 이 연구는 자율주행이나 의료 로봇과 같이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실제 응용을 위해, 기존의 강화학습 프레임워크를 확장했다.21 에이전트가 누적 보상을 최대화하는 동시에, ’비용’으로 정의되는 위험(예: 충돌, 부작용)을 사전에 설정된 ‘예산’ 이하로 유지하도록 학습하는 **예산 제약 마르코프 결정 과정(BMDP)**을 연속적인 상태 공간으로 확장한 것이다.21 이는 심층 강화학습을 안전이 중요한 실제 문제에 적용하기 위한 중요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한편, 3월 19일 등록된 **“Efficient Off-Policy Meta-Reinforcement Learning via Probabilistic Context Variables” (arXiv:1903.08254)**는 학습의 ‘효율성’ 문제에 집중했다.22 이 연구는 로봇이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작업이나 환경에 직면했을 때, 아주 적은 양의 경험 데이터만으로 신속하게 적응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메타-강화학습의 샘플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를 위해 이전 데이터를 재사용할 수 있는 오프-폴리시(off-policy) 학습 방식과 현재 작업의 특성을 확률적으로 추론하는 문맥 변수를 결합하여, 기존 방식보다 20배에서 100배 빠른 학습 속도를 달성했다.22
로봇공학(Robotics) 분야 역시 현실 세계 적용을 위한 강인성 확보에 연구가 집중되었다. 2019년 3월 한 달 동안 arXiv의 cs.RO 섹션에는 총 277편의 논문이 등록될 정도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졌다.23 주요 연구 주제들은 자율 주행 차량의 안전한 운행을 위한 다른 차량의 궤적 예측 24, 악천후나 조명이 열악한 환경에서의 강인한 주행을 위한 센서 융합 기술 24, 소방 활동과 같은 위험한 임무에서 인간과 로봇이 안전하게 협업하기 위한 방법론 25, 그리고 복잡하고 정돈되지 않은 환경에서 로봇이 물체를 안정적으로 조작하기 위한 딥러닝 기반 기술 23 등이었다. 이 연구들은 모두 예측 불가능하고 동적으로 변화하는 실제 환경에서 로봇이 신뢰성 있게 임무를 수행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컴퓨터 비전 및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는 대규모 모델의 영향력이 가시화되는 시기였다. 6월 개최 예정이었던 컴퓨터 비전 분야 최고 학회 CVPR 2019의 논문 수락 결과가 발표되면서,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분야의 기념비적인 연구가 주목받았다. “A Style-Based Generator Architecture for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StyleGAN) 논문(arXiv:1812.04948, 2019년 3월 v3 업데이트)은 CVPR 2019에서 Honorable Mention을 수상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27 이 연구는 스타일 전이(style transfer) 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이미지의 대략적인 특징(예: 얼굴 포즈, 정체성)과 세부적인 특징(예: 머리카락 질감, 주근깨)을 계층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생성자 아키텍처를 제안하여, 고품질 이미지 생성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28 자연어 처리(NLP) 분야에서는 2018년 말에 처음 공개된 **BERT(arXiv:1810.04805, 2019년 5월 v2 업데이트)**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다.31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에 대해 사전학습(pre-training)을 수행하는 BERT의 접근 방식은 다양한 NLP 과제에서 기존의 성능을 압도하며, NLP 연구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폭제가 되었다.
5. 결론: 종합 분석 및 미래 전망
2019년 3월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순수한 성능 중심의 경쟁을 넘어, 인간 사회와의 조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사회적, 윤리적, 실용적 차원으로 그 외연을 확장하기 시작한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이 시기에는 기술 패권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각국의 정부는 자국의 강점과 비전을 담은 거시적 기술 전략을 구체화했다.3 동시에 학계의 최전선에서는 ’인간 중심’이라는 대의 아래, 기술이 넘어야 할 근본적인 장벽들을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인 연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졌다. MIT의 파티클 로봇은 지능의 개념을 개체에서 집단으로 확장했고 11, 스탠포드 HAI의 출범은 AI 연구의 지평을 기술 공학에서 인문·사회과학으로 넓혔으며 6, 주요 학술 담론은 AI의 결정을 인간이 신뢰하고 현실 세계의 불확실성을 시스템이 감내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되었다.16
이 시기 기술 발전의 방향성은 세 가지 핵심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인간 중심(Human-Centered)**이다. 이는 기술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가 인간의 삶을 개선하고 인간의 능력을 증강하는 데 있음을 천명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학문 분야의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음을 의미한다.6 둘째, **설명가능성(Explainability)**이다. 복잡한 AI 시스템이 사회적 신뢰를 얻고 인간과 효과적으로 협력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AI의 ’블랙박스’를 열어 그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본격화되었다.18 셋째, **강인성(Robustness)**이다.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되지 않는 실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능력이야말로 실험실 수준의 기술을 실용적 가치로 전환하는 핵심이며, 진정한 지능의 척도라는 인식이 강화되었다.11
2019년 3월에 나타난 이러한 흐름들은 이후 AI 기술 발전의 경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간 중심 AI’와 ’설명가능성’에 대한 요구는 이후 ’신뢰할 수 있는 AI(Trustworthy AI)’라는 거대 담론으로 발전했으며, 이는 현재 전 세계 AI 규제 및 정책 논의의 핵심적인 철학적 기반이 되었다. MIT의 파티클 로봇 연구는 분산 AI와 창발 시스템(emergent system) 연구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었고, 강화학습의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깊은 고민은 자율주행차와 산업용 협동 로봇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기술적 토대가 되었다. 결국 2019년 3월은 AI와 로봇이 이상적인 환경의 실험실을 벗어나, 복잡하고 불확실한 더 넓은 세상과 조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채비를 갖추기 시작한 ’준비의 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한 달간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AI 시대의 기술적, 사회적 지형을 형성한 중요한 씨앗이 되었다.
6.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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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Now 2019 Report | 2, https://ainowinstitute.org/wp-content/uploads/2023/04/AI_Now_2019_Report.pdf
- 2019년 로봇산업 육성 정책 - IRS글로벌, https://www.irsglobal.com/bbs/rwdboard/14111
- 일본의 인공지능 전략 동향 : AI 전략 2019 - SPRi - SPRi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https://www.spri.kr/posts/view/22689?code=industry_trend
- The National 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and Development Strategic Plan: 2019 Update - NITRD, https://www.nitrd.gov/pubs/National-AI-RD-Strategy-2019.pdf
- Stanford University launches the Institute for Human-Centered …, https://news.stanford.edu/stories/2019/03/stanford_university_launches_human-centered_ai
- 2019 HAI Symposium | Stanford HAI, https://hai.stanford.edu/events/2019-hai-symposium
- 로봇산업의 발전…방역로봇과 라이다가 ‘증거’ - 산업종합저널 동향, https://industryjournal.co.kr/news/222589
- ‘2019년 로봇 활용 사회적 약자 편익지원 사업’, 내년 3월 확정, https://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5907
- 2019년 로봇산업 발전 유공자 포상계획 공고(~5/31)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https://www.khidi.or.kr/board/view?pageNum=140&rowCnt=20&menuId=MENU01498&maxIndex=00487832329998&minIndex=00487583449998&schType=0&schText=&categoryId=&continent=&country=&upDown=0&boardStyle=&no1=50&linkId=48758542&refMenuId=MENU01500
- “Particle robot” works as a cluster of simple units | MIT News …, https://news.mit.edu/2019/particle-robot-cluster-simple-units-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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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ticle robots mimic biological stochastic processes - Physics World, https://physicsworld.com/a/particle-robots-mimic-biological-stochastic-proce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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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botics Mar 2019 - arXiv, http://arxiv.org/list/cs.RO/2019-03?skip=125&show=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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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Xiv:1812.04948v3 [cs.NE] 29 Mar 2019, https://arxiv.org/abs/1812.0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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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12.04948] A Style-Based Generator Architecture for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 ar5iv, https://ar5iv.labs.arxiv.org/html/1812.0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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